2004년의 2008 대입제도 개선에 따른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반발과 서울대의 지역균형 전형 도입 등 대입제도가 정신 못 차리게 바뀌고 있는 시기에 국가 차원에서는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었고, 주5일 근무제에 따라 학교도 주5일 수업에 대비해야 했다. 주5일 수업을 하게 되니 교육과정도 개정하게 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으로 개정하게 된 제1 요인은 주5일 수업제 도입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행정기관은 2005년 7월부터, 300인 이상은 기업은 2007년 7월부터 그리고 2011년에는 모든 민간 부분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학교도 이러한 정책에 따라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할 필요가 생겼다.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게 되면 토요일 수업을 평일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해서 총 수업량을 조정해야 했고, 수업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생이 배워야 할 성취기준 수를 줄여야 했다.
그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정에 필요한 시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리는데, 제7차 교육과정이 고시된 1997년으로부터 시간도 많이 흘러서 새 교육과정이 요구된다는 점도 개정의 명분이 되었다. 특히 제7차 교육과정 적용 이후 심화된 이공계 기피 현상, 사교육 심화, 학교 교육 부실화, 조기 유학 만연 등도 교육과정 개정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제7차 교육과정 이후 교육과정의 권한을 시도에 이양하고 국가 교육과정은 대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는 국가가 교육과정 결정권을 갖던 데에서 시도 수준, 학교 수준, 교사 수준으로 결정권을 확대하여 교육과정 결정의 지방화, 분권화, 자율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제7차 교육과정 자체의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과 선택중심 교육과정의 이원적 체제의 타당성 문제, 수준별 교육과정의 운영의 비효율성 문제, 선택중심 교육과정 편제의 타당성 문제, 재량활동 시간의 신설과 운영의 타당성과 효율성 문제, 교과별 시간 배분의 타당성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새 교육과정은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 방향, 철학, 취지 및 체제를 유지하며, 총론과 교과교육과정인 각론을 동시에 개발하고, 교과별 교육과정은 적정하게 설정하고 학년 간, 학교급 간, 교과 간 내용 연계를 조정하며, 지역 및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자율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다. 총론에서는 연간 수업일수 및 수업 시수를 조정해야 했었다. 주 6일 수업제에서는 연간 수업일수가 학기당 17주, 220일 이상이었는데, 주5일 수업을 하게 되면 수업일수를 감축해야만 했다. 주당 수업시수도 감축해야 했는데, 보육·보호 문제(초등), 생활지도 문제(중등)와 학력 저하 우려, 사교육비 증대 우려 등을 고려해야 했었다. 또한, 개정의 가장 중요한 방침은 수시개정 체제 도입에 다른 부분 개정이라는 원칙에 제7차 교육과정의 취지를 존중하는 것이었다. ①
노무현 정부는 2007년 02월 28일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2007-79호로 2007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재량 활동의 하위 영역별 단위 배당을 학교가 편성한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재량활동과 창의적 재량활동의 시간이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었는데, 이를 학교로 권한을 이양하는 조치이다.
○ 교과 집중 이수제를 도입한다. 교과에 배당된 수업 시간 수를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집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전에는 한 과목을 6개 학기에 분산 이수하기도 하였었는데, 한 과목을 매일 학습해서 한 학기에 이수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 보통 교과의 일반 선택 과목과 심화 선택 과목을 통합하여 선택 과목으로 일원화하였다. 일부 위계가 있는 과목을 제외하고는 일반과 심화로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기에 하나로 합친다는 조치이다.
○ 이수 단위를 6단위로(교양 등 일부 과목만 4단위) 통일하였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수단위가 4단위, 6단위, 8단위 등으로 다양해서 선택을 제시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었다. 단위를 통일하면 교과 간 선택도 가능해진다는 점이 개정 배경이다.
○ 5개의 선택 과목군을 6개로 조정하였다. 예․체능 과목군을 체육 과목군과 예술 과목군으로 분리하였다.
○ 주5일 수업제 월2회 실시에 따른 수업시수 감축은 1학년은 재량활동에서, 2․3학년은 교과에서 주당 1시간 분량(2단위, 34시간)을 감축하기로 하였다.
▲보통 교과 편제(전문 교과는 2007 개정 교육과정과 동일함)
출처 :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 2007-79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2007. 2. 28.
2008년 09월 11일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8-148호로 보건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에 대하여 부분 개정하였다. 2009.03.01일부터 2010.02.28일까지는 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17시간 이상의 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이후에는 보건 교과 수업을 교과에서 한다는 내용이었다.
2009년 03월 06일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9-10호로 경제 교육의 내용을 재조정하는 개정이 추가로 이루어졌다. 2008, 2009의 개정은 소소한 개정이므로 모두 2007 개정 교육과정에 해당한다.
2007년에 고시된 교육과정에 따라 2008년에 새 교과서 집필이 이루어졌다. 중학교는 2009년에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는 2010년에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였다. 새 정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개정하여 2007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교과서만 사용되었고, 고등학교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 없이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넘어갔다.
각주
①서울중등교육과정연구회는 2005년 12월 26일 ‘주5일수업제 확대에 따른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기조강연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허경철 박사가 2004, 2005년에 수행한 연구물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발제를 하였다. 이 글은 허경철 박사의 발제문을 기초로 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