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 요소는 학생부, 논술, 수능이 있는데 그 중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평가는 정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학종에서 대학이 한 평가의 결과를 두고 수능보다 공정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혹이 있다 하더라도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 또한 학종의 취지와 선발 방식은 사회에서 자기 사람을 선발하는 시스템과 가장 유사하다. 점수 좋은 사람보다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몇 가지 점검 요소를 생각해 본다.
◆◆◆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를 보고 대학의 생각을 이해하자 ◆◆◆
글 순서
1. 일상의 태도 갖추기
2. 학업태도 : 나는 공부하고 싶은가
3. 배경지식 기르기
4. 충분히 공부하기
5. 발표 활동
6. 공부의 의의 새기기
7.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 보기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특히 학생의 학교생활을 종합적으로 또한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라는 점에서 숫자만 반영하는 전형과는 차이가 있다.
교과전형은 소위 내신이라고 하는 교과 평점으로 석차를 매겨 정원 안에 든 학생을 선발하고 수능전형은 수능 성적으로 석차를 매겨 정원 안에 든 학생을 선발한다. 이 두 전형은 교과이수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컴퓨터로 순식간에 합격자를 가려낼 수 있다.
그런데 상위권 대학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종합전형은 숫자가 중심이 되는 전형이 아니다. 교과전형처럼 2.01이면 붙고 2.02면 떨어지는 전형도 아니고 전년도의 평점도 참고할 가치가 적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 5등급제가 되면 전년도 성적을 참고할 수 없어 혼란스러울 거라고 보도하는 것은 종합전형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린다. 10%를 선발하는 학교장추천 교과전형이라도 교과이수평가를 반영하거나 일부 과목만을 반영하면 전년도와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숫자가 전형의 핵심이 아니다 보니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를 알면 대비에 도움이 된다.
물론 평가의 기준은 학업과 생활태도를 보는 기준이다. 학업은 대학에서 공부해서 계속 길러야 할 필요가 있는 어떤 역량을 기르기 위해 개념과 원리를 잘 알고, 각 과목 학습에서 배운 개념을 활용하여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탐구활동을 하고 발표하고 성찰하는 학습의 전 과정에서 우수한가(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기에 적절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와 공부를 간절히 하고 싶은가가 기준이다. 생활태도의 기준은 주로 개인적 덕목과 공동체성에 대한 평가이다. 성실성, 책임감, 도덕성 등은 개인적 덕목이고 배려, 나눔, 리더십과 팔로워십 등은 공동체성에 해당한다.
여기까지만 알고 있어도 학종전형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지만, 그래도 대학은 이에 대하여 자기 목소리로 무엇이라고 하고 있는지를 보면 공부 방향을 잡는데 확신이 선다. 대학은 입학사정관제 초기인 2008년부터 입학사정관제 안내를 발표했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왔기 때문에 대학의 안내문에는 있을 내용은 모두 들어 있고, 불필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는 안내문을 만들었다. 이 안내문은 거의 시적 경지라고 생각하고 시를 읽듯이 읽어보면 들인 시간에 비하여 소득이 많다.
예컨대 동국대의 「2026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을 보면 학업역량은 배점이 100점 중 30점인데, 기초학업역량과 학습의 주도성을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초학업역량’은 ‘입학 후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수학역량 평가’를 말하는데, 주로 ‘기초교과(국어/수학/영어) 중심의 종합적인 학업역량’을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교과 학습의 평가에서는 기초교과(국어/수학/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겠다고 짐작할 수 있다.
‘학습의 주도성’은 ‘ 학업 수행과정에서의 주도적인 태도와 탐구능력’을 평가하는데, 교과에서는 과목 이수 노력 및 수업태도 등을, 비교과에서는 적극적 참여 및 경험을 하기 위한 노력을 평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탐구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며, 권장과목으로 제시된 과목이 있다면 이수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종에 대하여 설명을 들을 때 이미 들었던 내용들이지만 대학의 글에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면 의혹을 떨칠 수 있게 된다.
이어지는 글에서 각 주체의 역할로 “학교 및 교사는 양질의 교육과정 제공 – 역량 중심의 수업 제공 – 교육과정과 수업에 기반한 평가 – 평가 내용 기록이 핵심이며, 학생은 주도적인 태도로 필요한 과목 선택 – 성실한 수업 참여 – 최선을 다하여 평가에 참여하면 대학은 그러한 학생의 기록(학교생활기록부)을 바탕으로 선발한다”고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학습과 평가에 대하여 규정한 내용과 대학이 기준으로 생각하는 내용은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알 수 있다.
또 동국대가 선발하고 싶은 학생은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진로설계를 통해 우수한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갖춘 학생’이라며, ‘등급을 잘 받기 위한 과목 선택, 개념을 더 학습해야 하는 과목을 피하는 선택, 과목명만 멋진 과목 선택’을 해서는 안 되고, 진로 탐색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과목을 선택하고, 수업에 적극적인 참여로 학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유리한 과목이 아니고 공부해야 할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해야 한다는 것, 굳이 특목고 과목을 공부하지 않았어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수학에 필요한 과목은 교육과정의 ‘보통교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언급한 부분도 보인다. 여기서 보통교과는 일반고에서 배우도록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과목을 말한다.
대부분 학종 선발 비중이 큰 대학들은 매년 안내문을 내고 있다. 안내문은 대학교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다. 모든 안내문을 읽어볼 필요는 없고 자신이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대학의 안내문은 읽어봐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먼저 준비한 서울대학교 안내문도 읽어보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안내문은 학생이 직접 찾아서 읽어야 한다. 정보를 직접 찾아보고 의미를 이해하여 고교 생활의 방향을 스스로 잡는 학생이 주도성을 보여주는 학생이다. 3학년이 되어서 읽으면 대비할 시간이 없으니, 이 겨울의 입구에서는 고1 학생 이하 중학생이 읽어야 학교 생활에 도움이 된다.